레이첼님과 한솔님의 인터뷰가 1편부터 반응이 뜨거운데요.
지금은 원더월이 많은 아티스트와 함께 하는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업 초기 우여곡절과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어서 더 좋은 반응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늘은 그 후속편으로 원더월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보는 순서를 준비했습니다 :)
원더월 서비스가 진행되면서의 섭외는 어떻게 변화했나요? 변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요?
레이첼ㅣ초반에는 저희 콘텐츠가 다양하지 않았어요. 다큐 형식 위주라서 유료 콘텐츠로 어느 수준 이상의 인기를 얻는 데는 한계가 있었고 사업이 정착되지 않은 상태였죠. 그래서 튜토리얼 콘텐츠를 조금 더 편안하게 전할 수 있는 콘텐츠 구성과 아티스트를 갖추고자 노력했어요. ‘유저들도 조금 더 다가가기 쉽고 실제로 누군가를 가르쳐본 경험이 있는 아티스트를 찾자’ 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리저리 추천도 받고, 음악도 들으면서 아티스트 한 분 한 분 찾아보면서 캐스팅의 스펙트럼을 넓혔죠. 물론 순탄치만은 않았어요. 기존에 원더월과 함께 했던 협업 아티스트들이 있다보니 원더월이라는 플랫폼 안에서 같은 브랜드 결을 맞출 수 있어야 했고, 어떤 아티스트는 “원더월은 대단한 사람들이 나오는데 제가 나갈 수 있어요?” 이런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죠. 하지만 원더월은 특정한 예술 분야나 아티스트에 구분을 두지 않고 더 다양한 예술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스피커를 모시려고 하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를 오히려 먼저 발굴하고 조명하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죠.
한솔ㅣ너무 특정된 분야나 잘 알려진 아티스트들만 원더월에 있으면 더 많은 아티스트들이 진입 장벽을 느끼고, 배우는 사람들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게되죠. 원더월이 전하는 메시지는 물론 사업의 확장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지 않았어요. 저희는 더 다양한 예술 분야와 아티스트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으니까요.
⬆️원더월과 함께하고 있는 아티스트들. 현재 200여명의 아티스트와 협업 중이다.
아티스트 한 분, 한 분이 특별하고 남다르게 느껴지시겠어요.
레이첼ㅣ 저희가 아티스트를 만나다보면 상당히 정성적인 부분에 노력을 들여요. 그래서 저는 저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로 ‘선한 오지랖퍼’라고 하거든요. 물론 사업적인 고려를 해야하지만 아티스트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최대한 듣고 반영하려고 노력해요. 그게 제가 원더월에서 맡은 역할이기도 하죠. 아티스트를 만나면 기본적으로 애정이 생기고, 정말 더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져요. 이 사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 지, 우리와 함께 해줬으면 아티스트가 원하는 걸 더 해주고 싶은, 우리도 보답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인거죠. 진심은 통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아티스트들이 그런 저희의 마음을 잘 알아서 또 선한 마음으로 주변에 소개를 많이 시켜준 것 같아요. 아티스트 한 명을 만나면 이 사람에게 어떤 걸 도와줄 수 있을까, 다른 누구를 소개해 드리면 일이 잘 되겠다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빠르게 돌아가요. 사실 저희 각각에게 내면 깊숙이 돕고 싶다는 선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게 통하지 않았나 싶어요.
한솔ㅣ 레이첼님이 기본적으로 그런 성향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한번 연을 맺은 분들과 연락도 꾸준하게 인연을 이어가시죠.
그렇죠. 관계에도 기본적으로 관리가 필요하다고들 하잖아요.
레이첼ㅣ 네. 그런데 이게 ‘관리’라는 것보다 저는 그냥 마음이 갔어요. 아티스트와 교감이 잘 됐던 것 같아요. 엔터 산업이 새로운 사람에게 문을 잘 열어주지 않는 경향이 있고 폐쇄적인 편이지만, 대신 한번 끈끈해지면 관계가 계속 가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저희도 처음에는 진입하기가 어려웠는데 들어가고 나서는 적응을 잘했던 것 같아요.
한솔ㅣ 정말 사람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지름길이 없고 정성을 쏟은 만큼 아웃풋이 나온다는 것을 느끼죠.
약 3년 전 원더월 초기와 현재를 비교해봤을 때 각자 일에 생긴 변화가 있으신가요?
한솔ㅣ 저는 사실 제너럴리스트고, 레이첼님은 스페셜리스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어요. 원더월 초기에 제 명함은 굉장히 다양했어요. 에디터, PD, 사업개발, 서비스 기획, 사업운영, IR 담당 등 여러가지 역할을 해야했죠. 현재는 인원이 늘어나고 더욱 전문적인 역량을 갖고 계신 분들께 각 포지션을 넘겨드리고 사업전략을 총괄하는 CSO업무를 맡고있어요. 처음에는 4명이서 시작했으니까 당연히 여러 역할을 동시에 진행해야 했죠. 물론 제가 모든 분야의 경험자는 아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고 스타트업에는 그런 제너럴리스트가 꼭 필요해요. 특히 스타트업 초기 성장 단계에 필요한 업무가 정말 많은데 그런 일들을 누군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야하거든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회사가 스케일업을 하게되고 더 이상 한 명의 캐파나 능력으로 감당이 안되면 더욱 유능한 담당자를 모셔와야하는 거죠.
레이첼ㅣ 전 아무래도 스페셜리스트 쪽이다보니 아티스트를 만나고 섭외한다는 업무 성격은 초기와 크게 다르지 않진 않은 것 같아요. 다만 K-pop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영역을 확장하다 보니 의외의 어려움이 있었어요. K-pop은 엔터 산업 내에서도 규모가 매우 크고 그 만큼 이해관계자나 회사 담당자들도 많죠. 복잡한 요소들도 많고 프로세스도 긴 편이라 완전 새로운 분야의 네트워킹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이제는 아티스트들 뿐만 아니라 사업적인 결정을 위해 회사 관계자 등 더 많은 분들과 만나게 되었죠.
K-pop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아체라 스튜디오’ 유튜브 채널
한솔님이 제너럴리스트라고 하시는데 초기 회사 전반의 업무 스탠다드를 다 만드셨어요. 가장 크게는 콘텐츠 전문가가 아니었는데도 그 뒤에 어떤 PD가 오더라도 원더월의 규격화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자리를 다 잡아주셨다는 게 굉장히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스탠다드를 만들기 전에 한솔님도 본인이 하는 게 맞는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저는 지금도 이렇게 얘기해요. “어차피 원더월이 기존의 서비스를 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새로운 것을 만들었으니 이미 여기에 있는 경력자도 없고 정해진 룰도 없다”고 했어요. 그렇게 매니징을 잘 해주셔서 콘텐츠 제작 본부에만 15명이 넘는 인원들이 원더월의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가며 원활하게 업무가 진행되고 있죠.
그리고 회사 구성원이 늘어가며 회사에 조직문화나 체계 등이 잡혀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서 각 부서 다양한 직원을 잘 챙기고 잘 정리하고 아우르는 역할을 해주세요. 회사가 잘되려면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야 되는데 그런 면에서 한솔님 리더십에 박수를 쳐드리고 싶어요. 하하
까다로운 엔터 분야인만큼 일하는 데 어려움이나 스트레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이 일을 할 때 본인만의 노하우, 또 일이 주는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팁이 있다면?
한솔ㅣ 초반에는 분리하기가 어려웠어요. 다른 스타트업도 마찬가지겠지만 사람마다 쓸 수 있는 에너지의 범위가 있는데 한 번에 소진하면 탈이 나거든요. 평소에 조금씩 휴식하면서 잘 조절하면 3년, 5년, 그 이후까지 계속 달릴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건데 그걸 모르고 태우다가 번아웃이 오는 거죠. 아마 다른 C레벨 분들도 한번씩 겪으셨을 거예요. 저도 이런 걸 좀 느껴서 하루, 일주일, 한달 단위의 업무와 충전을 루틴을 배분해서 거기에 맞게 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일을 잘 하는 것만큼 잘 쉬는 것도 너무 중요하죠. 그런데 레이첼님은 일과 휴식을 분리하는 게 좀 어렵지 않으세요?
한솔ㅣ 저도 윤아님께 궁금한 게 맡으신 일이 내가 분리를 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어떠세요?
레이첼ㅣ 사실 오피스 아워가 딱 정해져 있지 않아요. 항상 저와 연락하고 일하시는 분들은 저보다 바쁜 분들도 많고요. 그런데 이거에 너무 스트레스 받기 보다는 우선 받아들이고 대신 어떻게 하면 현 상황을 즐길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 같아요. 근본적으로 제가 이 일을 좋아하는 게 가장 크기도 하고요. 누구든 자신이 하는 일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많이 힘든 것 같아요.
네. 하지만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면서 스트레스를 지수를 좀 낮춰보려 노력하신다는 거네요.
한솔ㅣ 그래서 초반에도 그렇고 지금도 윤아님이 본인 역할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게 많이 도와드리려고 하고 있어요. 내부 커뮤니케이션이나 회사 안에서 돌아가는 일로 지장을 받지 않게끔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서로가 서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거죠.
레이첼ㅣ 어떻게 보면 저는 다 저지르기만 하는데, 또 잘 수습하고 챙겨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일이 돌아가는 것 같아요.
평소 회사에서 보이는 윤아님의 모습은 누구보다 적극적인 분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 만큼 그런 모습을 많이 봐왔는데요, 윤아님은 보통 어떤 영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지 그리고 어디에서 많이 얻는지 궁금합니다.
레이첼ㅣ 저는 거창한 것 보다는 소소한 것에 의미를 두고 행복을 얻으려 하는 것 같아요. 멋진 예술 작품을 보고 감탄하기 보다는 저는 촬영장에 자주 가잖아요. 예술인들을 많이 만나다보니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가면 2차로 가공된 작품을 보는 건데 아티스트를 직접 보면서 이들이 촬영할 땐 무엇을 하고, 쉬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뭘 먹고 뭘 얘기하는 지도 관찰하고 계속 미팅을 진행하잖아요. 그렇게 이들을 만나면서 업무의 일상에서 영감을 받고 많이 배우기도 해요.
한솔ㅣ 좋은 말씀이네요. 예술과 아티스트가 그 자체로 동력이 되는 거네요.
전은선 캘리그라피 아티스트가 써준 원더월 슬로건
“Art Changes Life”라는 원더월의 슬로건과 너무 잘 맞는데요? 하하
레이첼ㅣ 포장을 또 이렇게 잘해주시네요. 예를 들면 제가 요즘 텀블러를 갖고 다녀요. 최근 한 여배우 분과 촬영을 하였는데 텀블러를 갖고 다니시면서 저탄고지와 같은 식이요법이나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얘기하시는 걸 보면서 너무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그 배우분이 매사에 늘 평온해 보였어요. 제가 하루는 그 분에게 “언니는 왜 항상 행복해 보일까요?” 물었더니 그럼 하루하루 본인이 뭘 할 수 있을지 찾아보라고 하더라고요. 본인이 캠핑을 하는데, 고구마를 캐는데, 자연을 보는데 너무 좋다고 그런 경험들을 많이 해보라고 하셨어요. 할까말까 고민하지 말고 캠핑이 너무 거창하다면 고구마라도 하나 캐보라는 거죠. 그럼 본인에게 아웃도어 액티비티가 맞는지 안맞는지 알 수 있고 재미를 느끼지 않을까라고 하셨어요. 최근에는 저에게 카톡으로 “빛을 꼭 찾으세요. 새해니까요”라는 센스있는 카톡을 보내주셨어요. 이렇게 대단한 무언가에서 예술적 영감을 받진 않았지만 소소하게 아티스트를 통해 얻는 감사함과 삶의 변화들이 있어요.
김영아 티마스터 촬영 당시, 남원에서
한솔ㅣ실제로 저도 정말 그래요. 저는 원더월에 오기 전 전혀 다른 일을 했는데 원더월을 통해 다양한 아티스트와 예술을 직접 접하면서 그들이 하는 생각, 행동,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감화가 돼서 스스로 많이 변화하게 됐어요. 외형적인 스타일도 많이 바뀌었죠.
레이첼ㅣ맞아요. 서수경 스타일리스트를 만나면 옷을 도전적으로 입어보고 싶고, 자이언티 클래스를 찍고 나면 ‘나도 음악을 샤워부스에서 한 번 만들어볼까?’ 마음이 들기도 하고, 송민호씨가 미술로 치유를 많이 받았다는 말에 ‘나도 스트레스 많이 받는데 그림에 관심을 가져볼까?’’라는 생각이 나는 거죠.
한솔ㅣ그래서 이런 아티스트의 메시지와 감성을 유저분들에게 그대로 전하기 위해 특별히 영상에 신경을 많이 쓰는건데, 스킬 면에서 배우는 것도 있겠지만 삶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나 아티스트의 영감을 많이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저 스스로도 이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고가 많이 열리기도 했거든요. 이런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도 흔치 않는데 그 분야에 성공하신 분들의 말씀을 쭉 듣는 것 만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고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원더월에서 일하시면서 이것만은 지키자, 혹은 중요하게 생각하는 본인만의 철학이 있을까요?
한솔ㅣ 저는 이 회사에 와서 와서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지 많이 느꼈어요. 원더월이라는 이름이 세상에 없었는데 지금은 사람들에게 원더월이라는 이름이 주는 이미지와 메시지가 있죠. 그건 세상에 없던 건데 우리가 만든 거잖아요. 전에는 직접 비즈니스를 하지 않았으니 몰랐는데 이 일을 하고 나서 책임감을 느끼고 즐거운 일이라는 걸 생각하게 됐어요. 원더월의 브랜드 메시지를 지키고 싶고, 우리가 의도한 바와 다르게 전달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있어요. 물론 제 역할은 대부분 수치를 보고, 사업 전략을 짜고, 매출을 내야 하는 것이지만 회사의 가치를 계속 찾아가는 과정에서 원더월의 메시지를 깨지지 않게 잘 유지하고 싶어요. 제가 일할 때 모토가 ‘효율적인 성과와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인데요. 그 안에 브랜드 가치에 대한 부분도 있습니다.
레이첼ㅣ 정말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솔님께서 중요한 순간마다 결정을 잘 내려줬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어요. 원더월의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보다 장기적으로 본 거죠.
한솔ㅣ 회사를 성장시키다 보면 순간순간 포기 해야될 것 도 있고 장기적으로 봐야할 것도 있는데 그 결정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원더월 멤버들 모두 원더월의 가치를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그 가치를 지켜나가자’라는 생각에 동의해줬죠.
레이첼ㅣ 저는 한 사람, 한사람을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자는 생각을 또 다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떤 아티스트, 어떤 관계자와의 만남, 짧은 교류의 순간순간이 다 돌아오고 다 연결 되어 있더라고요. 이 분야에서는 한 사람과 관계가 안좋으면 비즈니스가 다 막힐 수도 있는데 대신 한 사람과 관계를 잘 맺으면 안될 것도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저희가 비즈니스를 많이 확장하고 있잖아요. 기존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게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데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어요. 안되던 것도 이 생태계와, 이 관계자들과 논의를 하다보면 될 수 있는 방법들이 나오더라고요.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정해진 규격이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하던 콘텐츠를 활용해서 굿즈도 만들고, 공연도 하다보니 지금 모습의 종합 아티스트 IP 플랫폼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창립부터 현재까지 원더월이 지키고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요? 또 원더월 패밀리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면접도 많이 진행하셨을 텐데, 생각하시는 인재상은?
한솔ㅣ 회사는 결과라기보다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일이 재밌다든지, 나의 정체성을 찾는다든지, 돈을 벌고 싶다든지 그런 목적을 갖고 일을 하잖아요? 회사는 그런 목적을 위한 하나의 수단인거죠. 회사 자체가 목적이 되는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요. 그래서 면접을 볼 때 항상 본인의 커리어 패스나 목표를 여쭤보거든요. 직장을 하나의 수단으로서 내가 이루고 싶은 것들이 있을 거잖아요, 그게 꼭 대단한 것은 아니어도 상관 없죠. 그래서 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하면 대개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지원자의 목표가 명확하고 그 과정에서 원더월이 이 사람에게 이런 것을 줄 수 있고, 이 사람은 원더월에게 어떤 것을 줄 수 있겠다는 것들이 명확하면 일할 때도 즐겁고 의욕도 충만한 것 같아요. 만약 뭘 위해 회사를 다니는지 그 동기부여가 약하면 실제로 결과도 안 좋아했던 것 같고 입사자도 적응하기 힘들어 하셨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인재상은 자신의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미술품 투자 클래스를 선보였던 열매컴퍼니 김재욱 대표의 아트비즈니스 워크북을 작성하며
이제 창립 세 돌을 맞은 노머스(원더월의 법인명)는 향후 성장이 더 기대되는 데요. 앞으로의 노머스, 원더월의 모습은 어떤가요?
한솔ㅣ 저희가 노머스는 ‘엔터 테크’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있어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IT 기술이나 데이터 기술 등의 침투율이 높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반면에 콘텐츠부터 K-pop까지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IP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커졌죠. 이렇게 IP는 너무 잘 만들어왔는데 데이터 기반의 혁신적인 서비스들이 많이 없었어요. 저흰 그런 것들을 많이 만들어내고 싶어요. 엔터 산업 안에서 ‘엔터 테크’라는 이름에 걸맞게 좀 더 혁신적인 서비스들, 기존의 IP들이 좀 더 해외로 잘 뻗어나갈 수 있게 서포트하는 역할도 하고 싶어요. 좋은 IP들이 더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엔터 테크’ 기업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레이첼ㅣ 다들 IP를 너무 잘 만들고 좋은 아티스트들이 많다는 건 잘 알고 계신 부분일 것 같아요. 그걸 전달하는 것도 많이들 잘 하고 있지만, 잘하고 있는 걸 더 잘할 수 있게 부스터를 달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저희 원더월 플랫폼에 글로벌 유저도 많이 들어오잖아요. 영어, 일어 등 외국어 서비스 역시 다른 플랫폼에 비해 잘 되어 있는 부분이어서 인 것 같아요. 이런 좋은 IP들이 국내 시장을 포함해 해외로도 잘 알려질 수 있게 하고 우리도 이 산업에 일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목표입니다.
노머스에 입사하고 싶은 이들에게, 혹은 입사를 독려하는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레이첼ㅣ 제가 원더월 노션 페이지에 이렇게 써놨어요. “원더월은 최고의 아티스트들을 만나 즐거운 협업을 이뤄내기위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원더월과 아티스트는 함께 성장합니다. 그들의 성장과 니즈에 관심을 갖고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는 선한 오지라퍼들이 가득한 팀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앞에 나왔던 얘기처럼 덕업일치를 꿈꾸는 분, 유연한 사고방식과 적극성을 갖고 있는 분, 팀과 동료, 아티스트의 동반성장을 진심으로 믿고 꿈꾸는 분이라면 정말 잘 맞을 것 같아요. 쉽게 말하면 오지랖이 내재되어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남의 일에 관심이 없고 모르겠다 하고 끝나는 사람은 이 업무에는 잘 안맞을 수 있어요. 세세한 것 하나에도 관심을 갖고 챙기는 데 기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두 분 모두 바쁘신 중에 귀한 말씀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더월은 어떻게 성장했을까, 원더월에서 일하면 어떨까 궁금한 분들에게 좋은 답변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사내 구성원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 Team : interview >는 계속 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
레이첼님과 한솔님의 인터뷰가 1편부터 반응이 뜨거운데요.
지금은 원더월이 많은 아티스트와 함께 하는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업 초기 우여곡절과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어서 더 좋은 반응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늘은 그 후속편으로 원더월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보는 순서를 준비했습니다 :)
원더월 서비스가 진행되면서의 섭외는 어떻게 변화했나요? 변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요?
레이첼ㅣ초반에는 저희 콘텐츠가 다양하지 않았어요. 다큐 형식 위주라서 유료 콘텐츠로 어느 수준 이상의 인기를 얻는 데는 한계가 있었고 사업이 정착되지 않은 상태였죠. 그래서 튜토리얼 콘텐츠를 조금 더 편안하게 전할 수 있는 콘텐츠 구성과 아티스트를 갖추고자 노력했어요. ‘유저들도 조금 더 다가가기 쉽고 실제로 누군가를 가르쳐본 경험이 있는 아티스트를 찾자’ 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리저리 추천도 받고, 음악도 들으면서 아티스트 한 분 한 분 찾아보면서 캐스팅의 스펙트럼을 넓혔죠. 물론 순탄치만은 않았어요. 기존에 원더월과 함께 했던 협업 아티스트들이 있다보니 원더월이라는 플랫폼 안에서 같은 브랜드 결을 맞출 수 있어야 했고, 어떤 아티스트는 “원더월은 대단한 사람들이 나오는데 제가 나갈 수 있어요?” 이런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죠. 하지만 원더월은 특정한 예술 분야나 아티스트에 구분을 두지 않고 더 다양한 예술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스피커를 모시려고 하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를 오히려 먼저 발굴하고 조명하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죠.
한솔ㅣ너무 특정된 분야나 잘 알려진 아티스트들만 원더월에 있으면 더 많은 아티스트들이 진입 장벽을 느끼고, 배우는 사람들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게되죠. 원더월이 전하는 메시지는 물론 사업의 확장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지 않았어요. 저희는 더 다양한 예술 분야와 아티스트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으니까요.
⬆️원더월과 함께하고 있는 아티스트들. 현재 200여명의 아티스트와 협업 중이다.
아티스트 한 분, 한 분이 특별하고 남다르게 느껴지시겠어요.
레이첼ㅣ 저희가 아티스트를 만나다보면 상당히 정성적인 부분에 노력을 들여요. 그래서 저는 저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로 ‘선한 오지랖퍼’라고 하거든요. 물론 사업적인 고려를 해야하지만 아티스트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최대한 듣고 반영하려고 노력해요. 그게 제가 원더월에서 맡은 역할이기도 하죠. 아티스트를 만나면 기본적으로 애정이 생기고, 정말 더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져요. 이 사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 지, 우리와 함께 해줬으면 아티스트가 원하는 걸 더 해주고 싶은, 우리도 보답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인거죠. 진심은 통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아티스트들이 그런 저희의 마음을 잘 알아서 또 선한 마음으로 주변에 소개를 많이 시켜준 것 같아요. 아티스트 한 명을 만나면 이 사람에게 어떤 걸 도와줄 수 있을까, 다른 누구를 소개해 드리면 일이 잘 되겠다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빠르게 돌아가요. 사실 저희 각각에게 내면 깊숙이 돕고 싶다는 선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게 통하지 않았나 싶어요.
한솔ㅣ 레이첼님이 기본적으로 그런 성향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한번 연을 맺은 분들과 연락도 꾸준하게 인연을 이어가시죠.
그렇죠. 관계에도 기본적으로 관리가 필요하다고들 하잖아요.
레이첼ㅣ 네. 그런데 이게 ‘관리’라는 것보다 저는 그냥 마음이 갔어요. 아티스트와 교감이 잘 됐던 것 같아요. 엔터 산업이 새로운 사람에게 문을 잘 열어주지 않는 경향이 있고 폐쇄적인 편이지만, 대신 한번 끈끈해지면 관계가 계속 가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저희도 처음에는 진입하기가 어려웠는데 들어가고 나서는 적응을 잘했던 것 같아요.
한솔ㅣ 정말 사람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지름길이 없고 정성을 쏟은 만큼 아웃풋이 나온다는 것을 느끼죠.
약 3년 전 원더월 초기와 현재를 비교해봤을 때 각자 일에 생긴 변화가 있으신가요?
한솔ㅣ 저는 사실 제너럴리스트고, 레이첼님은 스페셜리스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어요. 원더월 초기에 제 명함은 굉장히 다양했어요. 에디터, PD, 사업개발, 서비스 기획, 사업운영, IR 담당 등 여러가지 역할을 해야했죠. 현재는 인원이 늘어나고 더욱 전문적인 역량을 갖고 계신 분들께 각 포지션을 넘겨드리고 사업전략을 총괄하는 CSO업무를 맡고있어요. 처음에는 4명이서 시작했으니까 당연히 여러 역할을 동시에 진행해야 했죠. 물론 제가 모든 분야의 경험자는 아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고 스타트업에는 그런 제너럴리스트가 꼭 필요해요. 특히 스타트업 초기 성장 단계에 필요한 업무가 정말 많은데 그런 일들을 누군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야하거든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회사가 스케일업을 하게되고 더 이상 한 명의 캐파나 능력으로 감당이 안되면 더욱 유능한 담당자를 모셔와야하는 거죠.
레이첼ㅣ 전 아무래도 스페셜리스트 쪽이다보니 아티스트를 만나고 섭외한다는 업무 성격은 초기와 크게 다르지 않진 않은 것 같아요. 다만 K-pop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영역을 확장하다 보니 의외의 어려움이 있었어요. K-pop은 엔터 산업 내에서도 규모가 매우 크고 그 만큼 이해관계자나 회사 담당자들도 많죠. 복잡한 요소들도 많고 프로세스도 긴 편이라 완전 새로운 분야의 네트워킹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이제는 아티스트들 뿐만 아니라 사업적인 결정을 위해 회사 관계자 등 더 많은 분들과 만나게 되었죠.
K-pop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아체라 스튜디오’ 유튜브 채널
한솔님이 제너럴리스트라고 하시는데 초기 회사 전반의 업무 스탠다드를 다 만드셨어요. 가장 크게는 콘텐츠 전문가가 아니었는데도 그 뒤에 어떤 PD가 오더라도 원더월의 규격화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자리를 다 잡아주셨다는 게 굉장히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스탠다드를 만들기 전에 한솔님도 본인이 하는 게 맞는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저는 지금도 이렇게 얘기해요. “어차피 원더월이 기존의 서비스를 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새로운 것을 만들었으니 이미 여기에 있는 경력자도 없고 정해진 룰도 없다”고 했어요. 그렇게 매니징을 잘 해주셔서 콘텐츠 제작 본부에만 15명이 넘는 인원들이 원더월의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가며 원활하게 업무가 진행되고 있죠.
그리고 회사 구성원이 늘어가며 회사에 조직문화나 체계 등이 잡혀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서 각 부서 다양한 직원을 잘 챙기고 잘 정리하고 아우르는 역할을 해주세요. 회사가 잘되려면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야 되는데 그런 면에서 한솔님 리더십에 박수를 쳐드리고 싶어요. 하하
까다로운 엔터 분야인만큼 일하는 데 어려움이나 스트레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이 일을 할 때 본인만의 노하우, 또 일이 주는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팁이 있다면?
한솔ㅣ 초반에는 분리하기가 어려웠어요. 다른 스타트업도 마찬가지겠지만 사람마다 쓸 수 있는 에너지의 범위가 있는데 한 번에 소진하면 탈이 나거든요. 평소에 조금씩 휴식하면서 잘 조절하면 3년, 5년, 그 이후까지 계속 달릴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건데 그걸 모르고 태우다가 번아웃이 오는 거죠. 아마 다른 C레벨 분들도 한번씩 겪으셨을 거예요. 저도 이런 걸 좀 느껴서 하루, 일주일, 한달 단위의 업무와 충전을 루틴을 배분해서 거기에 맞게 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일을 잘 하는 것만큼 잘 쉬는 것도 너무 중요하죠. 그런데 레이첼님은 일과 휴식을 분리하는 게 좀 어렵지 않으세요?
한솔ㅣ 저도 윤아님께 궁금한 게 맡으신 일이 내가 분리를 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어떠세요?
레이첼ㅣ 사실 오피스 아워가 딱 정해져 있지 않아요. 항상 저와 연락하고 일하시는 분들은 저보다 바쁜 분들도 많고요. 그런데 이거에 너무 스트레스 받기 보다는 우선 받아들이고 대신 어떻게 하면 현 상황을 즐길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 같아요. 근본적으로 제가 이 일을 좋아하는 게 가장 크기도 하고요. 누구든 자신이 하는 일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많이 힘든 것 같아요.
네. 하지만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면서 스트레스를 지수를 좀 낮춰보려 노력하신다는 거네요.
한솔ㅣ 그래서 초반에도 그렇고 지금도 윤아님이 본인 역할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게 많이 도와드리려고 하고 있어요. 내부 커뮤니케이션이나 회사 안에서 돌아가는 일로 지장을 받지 않게끔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서로가 서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거죠.
레이첼ㅣ 어떻게 보면 저는 다 저지르기만 하는데, 또 잘 수습하고 챙겨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일이 돌아가는 것 같아요.
평소 회사에서 보이는 윤아님의 모습은 누구보다 적극적인 분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 만큼 그런 모습을 많이 봐왔는데요, 윤아님은 보통 어떤 영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지 그리고 어디에서 많이 얻는지 궁금합니다.
레이첼ㅣ 저는 거창한 것 보다는 소소한 것에 의미를 두고 행복을 얻으려 하는 것 같아요. 멋진 예술 작품을 보고 감탄하기 보다는 저는 촬영장에 자주 가잖아요. 예술인들을 많이 만나다보니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가면 2차로 가공된 작품을 보는 건데 아티스트를 직접 보면서 이들이 촬영할 땐 무엇을 하고, 쉬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뭘 먹고 뭘 얘기하는 지도 관찰하고 계속 미팅을 진행하잖아요. 그렇게 이들을 만나면서 업무의 일상에서 영감을 받고 많이 배우기도 해요.
한솔ㅣ 좋은 말씀이네요. 예술과 아티스트가 그 자체로 동력이 되는 거네요.
전은선 캘리그라피 아티스트가 써준 원더월 슬로건
“Art Changes Life”라는 원더월의 슬로건과 너무 잘 맞는데요? 하하
레이첼ㅣ 포장을 또 이렇게 잘해주시네요. 예를 들면 제가 요즘 텀블러를 갖고 다녀요. 최근 한 여배우 분과 촬영을 하였는데 텀블러를 갖고 다니시면서 저탄고지와 같은 식이요법이나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얘기하시는 걸 보면서 너무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그 배우분이 매사에 늘 평온해 보였어요. 제가 하루는 그 분에게 “언니는 왜 항상 행복해 보일까요?” 물었더니 그럼 하루하루 본인이 뭘 할 수 있을지 찾아보라고 하더라고요. 본인이 캠핑을 하는데, 고구마를 캐는데, 자연을 보는데 너무 좋다고 그런 경험들을 많이 해보라고 하셨어요. 할까말까 고민하지 말고 캠핑이 너무 거창하다면 고구마라도 하나 캐보라는 거죠. 그럼 본인에게 아웃도어 액티비티가 맞는지 안맞는지 알 수 있고 재미를 느끼지 않을까라고 하셨어요. 최근에는 저에게 카톡으로 “빛을 꼭 찾으세요. 새해니까요”라는 센스있는 카톡을 보내주셨어요. 이렇게 대단한 무언가에서 예술적 영감을 받진 않았지만 소소하게 아티스트를 통해 얻는 감사함과 삶의 변화들이 있어요.
김영아 티마스터 촬영 당시, 남원에서
한솔ㅣ실제로 저도 정말 그래요. 저는 원더월에 오기 전 전혀 다른 일을 했는데 원더월을 통해 다양한 아티스트와 예술을 직접 접하면서 그들이 하는 생각, 행동,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감화가 돼서 스스로 많이 변화하게 됐어요. 외형적인 스타일도 많이 바뀌었죠.
레이첼ㅣ맞아요. 서수경 스타일리스트를 만나면 옷을 도전적으로 입어보고 싶고, 자이언티 클래스를 찍고 나면 ‘나도 음악을 샤워부스에서 한 번 만들어볼까?’ 마음이 들기도 하고, 송민호씨가 미술로 치유를 많이 받았다는 말에 ‘나도 스트레스 많이 받는데 그림에 관심을 가져볼까?’’라는 생각이 나는 거죠.
한솔ㅣ그래서 이런 아티스트의 메시지와 감성을 유저분들에게 그대로 전하기 위해 특별히 영상에 신경을 많이 쓰는건데, 스킬 면에서 배우는 것도 있겠지만 삶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나 아티스트의 영감을 많이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저 스스로도 이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고가 많이 열리기도 했거든요. 이런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도 흔치 않는데 그 분야에 성공하신 분들의 말씀을 쭉 듣는 것 만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고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원더월에서 일하시면서 이것만은 지키자, 혹은 중요하게 생각하는 본인만의 철학이 있을까요?
한솔ㅣ 저는 이 회사에 와서 와서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지 많이 느꼈어요. 원더월이라는 이름이 세상에 없었는데 지금은 사람들에게 원더월이라는 이름이 주는 이미지와 메시지가 있죠. 그건 세상에 없던 건데 우리가 만든 거잖아요. 전에는 직접 비즈니스를 하지 않았으니 몰랐는데 이 일을 하고 나서 책임감을 느끼고 즐거운 일이라는 걸 생각하게 됐어요. 원더월의 브랜드 메시지를 지키고 싶고, 우리가 의도한 바와 다르게 전달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있어요. 물론 제 역할은 대부분 수치를 보고, 사업 전략을 짜고, 매출을 내야 하는 것이지만 회사의 가치를 계속 찾아가는 과정에서 원더월의 메시지를 깨지지 않게 잘 유지하고 싶어요. 제가 일할 때 모토가 ‘효율적인 성과와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인데요. 그 안에 브랜드 가치에 대한 부분도 있습니다.
레이첼ㅣ 정말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솔님께서 중요한 순간마다 결정을 잘 내려줬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어요. 원더월의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보다 장기적으로 본 거죠.
한솔ㅣ 회사를 성장시키다 보면 순간순간 포기 해야될 것 도 있고 장기적으로 봐야할 것도 있는데 그 결정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원더월 멤버들 모두 원더월의 가치를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그 가치를 지켜나가자’라는 생각에 동의해줬죠.
레이첼ㅣ 저는 한 사람, 한사람을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자는 생각을 또 다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떤 아티스트, 어떤 관계자와의 만남, 짧은 교류의 순간순간이 다 돌아오고 다 연결 되어 있더라고요. 이 분야에서는 한 사람과 관계가 안좋으면 비즈니스가 다 막힐 수도 있는데 대신 한 사람과 관계를 잘 맺으면 안될 것도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저희가 비즈니스를 많이 확장하고 있잖아요. 기존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게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데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어요. 안되던 것도 이 생태계와, 이 관계자들과 논의를 하다보면 될 수 있는 방법들이 나오더라고요.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정해진 규격이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하던 콘텐츠를 활용해서 굿즈도 만들고, 공연도 하다보니 지금 모습의 종합 아티스트 IP 플랫폼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창립부터 현재까지 원더월이 지키고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요? 또 원더월 패밀리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면접도 많이 진행하셨을 텐데, 생각하시는 인재상은?
한솔ㅣ 회사는 결과라기보다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일이 재밌다든지, 나의 정체성을 찾는다든지, 돈을 벌고 싶다든지 그런 목적을 갖고 일을 하잖아요? 회사는 그런 목적을 위한 하나의 수단인거죠. 회사 자체가 목적이 되는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요. 그래서 면접을 볼 때 항상 본인의 커리어 패스나 목표를 여쭤보거든요. 직장을 하나의 수단으로서 내가 이루고 싶은 것들이 있을 거잖아요, 그게 꼭 대단한 것은 아니어도 상관 없죠. 그래서 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하면 대개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지원자의 목표가 명확하고 그 과정에서 원더월이 이 사람에게 이런 것을 줄 수 있고, 이 사람은 원더월에게 어떤 것을 줄 수 있겠다는 것들이 명확하면 일할 때도 즐겁고 의욕도 충만한 것 같아요. 만약 뭘 위해 회사를 다니는지 그 동기부여가 약하면 실제로 결과도 안 좋아했던 것 같고 입사자도 적응하기 힘들어 하셨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인재상은 자신의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미술품 투자 클래스를 선보였던 열매컴퍼니 김재욱 대표의 아트비즈니스 워크북을 작성하며
이제 창립 세 돌을 맞은 노머스(원더월의 법인명)는 향후 성장이 더 기대되는 데요. 앞으로의 노머스, 원더월의 모습은 어떤가요?
한솔ㅣ 저희가 노머스는 ‘엔터 테크’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있어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IT 기술이나 데이터 기술 등의 침투율이 높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반면에 콘텐츠부터 K-pop까지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IP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커졌죠. 이렇게 IP는 너무 잘 만들어왔는데 데이터 기반의 혁신적인 서비스들이 많이 없었어요. 저흰 그런 것들을 많이 만들어내고 싶어요. 엔터 산업 안에서 ‘엔터 테크’라는 이름에 걸맞게 좀 더 혁신적인 서비스들, 기존의 IP들이 좀 더 해외로 잘 뻗어나갈 수 있게 서포트하는 역할도 하고 싶어요. 좋은 IP들이 더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엔터 테크’ 기업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레이첼ㅣ 다들 IP를 너무 잘 만들고 좋은 아티스트들이 많다는 건 잘 알고 계신 부분일 것 같아요. 그걸 전달하는 것도 많이들 잘 하고 있지만, 잘하고 있는 걸 더 잘할 수 있게 부스터를 달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저희 원더월 플랫폼에 글로벌 유저도 많이 들어오잖아요. 영어, 일어 등 외국어 서비스 역시 다른 플랫폼에 비해 잘 되어 있는 부분이어서 인 것 같아요. 이런 좋은 IP들이 국내 시장을 포함해 해외로도 잘 알려질 수 있게 하고 우리도 이 산업에 일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목표입니다.
노머스에 입사하고 싶은 이들에게, 혹은 입사를 독려하는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레이첼ㅣ 제가 원더월 노션 페이지에 이렇게 써놨어요. “원더월은 최고의 아티스트들을 만나 즐거운 협업을 이뤄내기위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원더월과 아티스트는 함께 성장합니다. 그들의 성장과 니즈에 관심을 갖고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는 선한 오지라퍼들이 가득한 팀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앞에 나왔던 얘기처럼 덕업일치를 꿈꾸는 분, 유연한 사고방식과 적극성을 갖고 있는 분, 팀과 동료, 아티스트의 동반성장을 진심으로 믿고 꿈꾸는 분이라면 정말 잘 맞을 것 같아요. 쉽게 말하면 오지랖이 내재되어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남의 일에 관심이 없고 모르겠다 하고 끝나는 사람은 이 업무에는 잘 안맞을 수 있어요. 세세한 것 하나에도 관심을 갖고 챙기는 데 기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두 분 모두 바쁘신 중에 귀한 말씀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더월은 어떻게 성장했을까, 원더월에서 일하면 어떨까 궁금한 분들에게 좋은 답변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사내 구성원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 Team : interview >는 계속 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