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월은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다양한 커머스 사업도 전개하고 있는데요.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브랜드를 만들기도 하고, 원더월 만의 철학을 담은 '원더월 에디션'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온라인 콘텐츠로 시작한 원더월이 실물 상품으로, 또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비자와 만나는 창구가 바로 커머스라고 할 수 있는데요.
커머스팀은 어떻게 원더월을 만들어가고 있을까요? 마케팅과 디자인 팀장을 맡고 계신 이훈, 최연인님을 모셨습니다.
커머스 팀장 이훈 님
원더월은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넘쳐나는 브랜드예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놀이'라는 본능을 만족시켜주고
보이지 않는 환상을 파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커머스 디자인실장 최연인 님
‘저의 고집을 디자인하지 말자’는 말을 많이 되새기고 있어요.
저만의 색깔보다는 브랜드에 맞게
디자인을 해주는 게 정말 잘하는 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반갑습니다, 두 분! 드디어 커머스 팀을 만나뵙게 됐네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훈ㅣ 원더월 커머스팀에서 마케팅 파트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현재 원더월 에디션, 세이투셰, 마벨, 세이노모어 4개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마케팅 전반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각 브랜드마다 담당자가 있고 저는 브랜드, 퍼포먼스, 콘텐츠 등을 제작하고 발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연인ㅣ 저는 커머스팀에서 디자인과 생산 부문에서 팀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연인님은 처음 뵐 때부터 패션 감각이 남다르셔서 이분이 패션 디자이너시구나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하하. 두 분 원더월에는 어떻게 입사하게 되셨나요?
훈ㅣ저는 이전에 소개팅과 심리상담을 하는 앱 서비스 분야에서 커리어를 시작해서 화장품 회사를 거쳐 원더월에 오게 됐습니다. 의류나 화장품 업계는 어떻게 보면 ‘환상을 판다’고들 하잖아요. 기능적인 부분보다는 어떻게 만드냐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상상하게끔 만드는 업계라는 점에서 여기에 몸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원더월 면접 과정에서 의류 브랜드를 키울 거라는 비전을 듣고 좋아하는 분야를 처음부터 만들어가는 성취감과 재미가 있을 것 같아 오게 됐습니다. 사실 규모가 있는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도 분명 있지만, 그곳에서는 톱니바퀴가 이미 갖추진 다음에 제가 들어가는 거라 만들어가는 재미는 덜할 것 같았어요. 물론 처음 와서는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지금은 체계도 많이 잡혀가고 있고 보람을 느낍니다.
연인ㅣ 저는 저희 팀에 있는 하늘님과 유학 시절부터 알던 사이라 하늘님 추천으로 원더월 면접을 보게 됐어요. 사실 저는 그 전까지 패션 회사에만 있어서 원더월은 상당히 생소한 회사였는데 하늘님이 이 회사를 추천했다는 게 주요하게 작용했고, 저도 찾아보니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게 됐어요.
원더월에 오시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훈님은 커머스 마케팅, 연인님은 패션 디자이너 직군이시라 그 시작도 다를 것 같습니다.
훈ㅣ특이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학생 때는 축구를 하다가 행정학을 전공했어요. 당시에는 법행정에 관심이 있어서 선택했는데 좀 재미가 없더라고요. 하하 그러다 제대 후에 영암 F1 경기 마케팅 직무를 인턴으로 처음 경험하게 됐어요. 그렇게 시작해 이벤트, 프로모션 회사를 거치고 소개팅 어플리케이션 마케팅도 해보면서 고생도 많이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다방면에 경험을 쌓을 수 있었어요. 구체적으로는 소개팅 어플 회사에 다녔을 때 사수님이 퍼포먼스 마케팅을 처음 가르쳐 주셨고 그게 지금의 제 커리어의 중심이 됐습니다.
원더월 웹페이지 내 '스토어' 서비스의 주요 카테고리
그럼 저희 원더월은 현재 웹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잖아요. 훈님은 어플리케이션을 채널로 해서 마케팅을 해오셨는데 차이점은 없으셨나요?
훈ㅣ기술적으로 앱과 웹은 당연히 많이 다르겠지만 마케팅 전반적으로는 크게 차이가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고객이 원하는 관심사를 캐치해야 한다는 점, 어떤 멘트와 어떤 메시지로 고객에게 다가갈지 고민하는 부분도 비슷하죠. 다만 앱 서비스는 허들이 높은 반면 웹 서비스는 락인을 시키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어요. 특히 의류 브랜드 같은 경우 패션 버티컬 플랫폼들도 많이 생겼지만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들어오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세웠죠.
어떤 채널로 고객을 접하는 지, 어떤 재료를 담는지는 다르지만 고객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목표는 역시 동일한 셈이네요. 연인님은 어떻게 오게 되셨어요?
연인ㅣ 어릴 때부터 옷에 관심이 많아서 의류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했어요. 초반에는부모님 반대도 있었지만 미국 미술학교와 이탈리아에서 패션을 전공하면서 꿈을 현실화했어요. 패션 공부를 하는 건 좋았지만 당시에 이탈리아에서 살던 방이 수도가 고장이 나거나 생활에 불편한 점이 많아서 귀국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극적이게도 마침 한국에서 일하고 싶던 브랜드에 합격 통보를 받았죠. 큰 브랜드는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이었어요. 업무 강도는 상당했지만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디자이너로 일할 수 있는 뿌듯한 경험이었습니다.
연인 님의 이탈리아 유학 시절 졸업 패션쇼 당시 사진
이후에 독특하게도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로 패션 대기업에서 오퍼를 받았어요. 제 브랜드를 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지만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고, 큰 조직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직을 했습니다. 혹독하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선배 분들 덕에 체계적으로 일하는 법을 배울 수 있던 기회였죠. 6개월 정도 있었지만 연차가 높으신 업계 전문가분들이 가르침을 주셨고, 제가 경력은 많지 않아도 감이 있다고 인정해주시고, 셔츠, 데님류 등을 단독으로 맡아서 디자인할 수 있게 해주셔서 귀중한 경험을 많이 했어요. 휴일 없이 밤낮으로 일하면서 살도 10키로가 빠졌지만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기꺼이 가서 배우고 싶어요. 그 뒤에 하늘님의 제안을 계기로 원더월을 오게 됐고, 이렇게 브랜드를 총괄해서 운영한 경험들이 이 곳에서 빛을 발했죠.
원더월은 아티스트와의 협업이나 원더월만의 컨셉을 담은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일반 패션 브랜드와는 확연히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연인ㅣ 아무래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잡는 게 어려웠어요. 다른 아티스트 협업 브랜드들은 명확한 컨셉이 있지만, 원더월의 PB 상품인 ‘원더월 에디션’은 편안하게 입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디자인했어요. 특정한 컨셉을 섣불리 설정하기 보다 고객들이 일상에서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마음을 담았죠. 개인적으로는 잘 팔리는 옷을 만들고 싶어서 그렇게 디자인을 했다고 할 수도 있어요. 하하. 이후로 커머스팀의 비즈니스 목표에 맞게 디자이너 브랜드보다는 좀더 상업적으로 입고 싶은 예쁜 브랜드로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췄어요.
원더월 에디션 H/S 컬렉션 화보
훈ㅣ 아무래도 패션 디자이너 분들은 일반인하고 생각이 다른 측면이 있어요. 디테일하고 유니크한 방향으로 표현을 하려고 노력하는데, 저희도 아티스트 협업 브랜드에서는 그런 점들을 살렸어요. 그런데 이렇게 하면 브랜드 컨셉은 명확한 반면 대중적이기에는 한계가 있죠. 그래서 원더월 에디션은 좀더 대중적으로 친근하게 다가가도록 자연스럽게 방향이 정해졌다고 할 수 있어요.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일반적으로는 브랜딩 마케팅을 먼저 하고 판매 전략을 세우지만, 저희는 마케터가 판매 채널이 하는 일들을 같이 하고 있어요. 그만큼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일하면 패션 디자이너 분들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어서 트러블이 생기곤 하는데, 저희 디자인 팀은 제가 협업했던 디자이너분들 모두와 비교해봐도 가장 유연한 편이에요. 이렇게 손발을 잘 맞춰 주시니까 마케터 입장에서도 일하기가 훨씬 수월하죠. 어느 회사나 시작점이 있고 그 시작을 딱딱하게 틀에 맞추려고만 한다면 금방 무너질 수 있는데 저희는 시장 흐름에 맞춰서 잘 대응하고 있어서 잘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더월은 온라인을 통해 주로 MD를 판매해 왔는데 오프라인 접점도 늘려 나가고 있습니다. 판교 현대백화점에도 매장을 운영 중이고, 아티스트 콜라보 브랜드에서도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던데…
연인ㅣ 초반에는 에디션 제품만 비치하려고 했는데 현대백화점 매장을 보다 보니 가짓수가 늘어나야겠더라고요. 백화점은 쇼룸 같은 공간이 아니라 일정 이상의 매출이 뒷받침 되어야하는 곳이기 때문이죠. 저희가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작했지만 오프라인 소비자 접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에디션 제품뿐 아니라 아티스트 협업 브랜드 제품도 선보이고 있고, 점차 아트랩 사업팀에서 제작하는 상품들도 늘려가면서 원더월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상품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키워가고 싶어요.
현대백화점 판교점 원더월 매장에서 제품을 진열 중인 모습(좌)과 아티스트 방문으로 북적이는 매장(우)
콘텐츠는 무형의 가치이지만 이걸 유형화 하는 게 커머스팀의 과제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원더월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상품으로 구현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어떠세요?
훈ㅣ 맞아요. 말씀해주신 부분이 사실 제가 원하는 지향점이기도 해요. 이제까지 원더월 에디션이 대중에게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패션 제품을 선보이는 방향으로 왔다면, 이제는 원더월만의 색을 살려보는 쪽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원더월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하고 그만큼 브랜드가 잘 잡혀져 있는 것이 저희 '아트 클래스' 잖아요. 아트클래스를 선보인 아티스트가 원더월 스토어에서 관련 제품을 활발하게 함께 선보이면 원더월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분명해지고 서비스 간 시너지 효과도 있을 것 같아요. 이전 사례로 얘기하자면 김재중 씨의 목공 클래스와 키트, 프릳츠 커피 클래스와 함께 선보인 원더월 블렌드 커피 패키지와 같은 거죠. 미술관을 보면 동선 맨 끝에 굿즈샵이 있잖아요. 전시의 감동을 그대로 이어서 구매까지 이어지는 거죠. 저희도 아트클래스를 듣고서 관련 MD를 바로 접할 수 있게 상품군을 늘리면 구독자 분들 입장에서도 더 가치 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AKMU 이찬혁 씨와 함께한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브랜드 '세이투셰' 인터뷰 스틸컷
앞으로 커머스팀은 원더월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세요?
훈ㅣ 아시다시피 저희 원더월은 의류 제품군에서 아티스트와 함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에디션도 잘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커머스에 걸맞게 사업 규모를 키워가려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클래스와 관련된 품목들을 늘려가야 하고, 그렇게 브랜드가 늘어나면 협업하는 아티스트도 많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 많은 패션 버티컬 플랫폼들이 있지만 ‘아티스트 협업 제품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성장시킨다면 분명 강점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원더월에는 연예인과 같이 한 건 다 있대”라고 포지셔닝 하는 거죠.
원더월은 거의 전 직군에 걸쳐 활발하게 채용을 진행 중인데요. 두 분이 생각하시는 원더월에 어울리는 사람은? 원더월에 입사하고 싶은 분들에게 팁을 주자면?
훈ㅣ 원더월은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넘쳐나는 브랜드예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놀이'라는 본능을 만족시켜주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특별히 보이지 않는 환상을 파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인간은 노는 것에 온 힘을 쏟았다는 말이 있잖아요. 1000년의 역사가 있는 축제들이 그렇고, 콜로세움이 이를 증명하고, 또 인류의 시작부터 함께 했던 음악이 그렇습니다. 때문에 피씨방, 호프집, 놀이동산, 클럽, 스포츠경기장, 캠핑 등 이른바 '잘 놀기' 위해 제공되는 서비스들은 성공을 거둬왔습니다. 그래서 원더월 역시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또 그렇기 때문에 원더월에는 우선 '잘 놀아본', '잘 노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여러 분야 중 하나라도 잘 놀아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람들이 페스티벌, 음악, 예술을 대할 때 어떤 페인 포인트(pain-point)가 있는지, 특정 분야에 입문할 때 어떤 트리거(trigger)가 있었는지, 또 어떤 문화적인 이해가 있는지를 빠르게 파악하고 발전시키면 개선해갈 수 있거든요.
둘째로는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인 만큼 구성원 역시 성장에 대한 열망이 커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시다시피 원더월은 정말 변화가 빠릅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달라지고, 이벤트도 생기고, 규모 있는 공연도 선보이고, 브랜드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규모가 커지기도 하고 사업이 합쳐지기도, 나눠지기도 합니다. 회사가 빠르게 달리고 있는데 한 자리에 안주하고 만족하고자 한다면 원더월과는 맞지 않는 사람이겠죠. 놀이문화를 선도할 사람들, 변화하는 환경에서 성장하는 데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원더월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연인ㅣ 저도 여기에 동감합니다. 누구나 스타트업이 겪는 빠르고 다양한업무를 빨리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원더월에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여기에 더해 각자 분야에서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사람이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어떤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그 회사의 색이 본인에게 덧입혀지잖아요. 그래서 자기 분야에서의 전문성이 있다면 그 회사 색깔까지 더욱 다채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하면서 머릿 속에 되새기는 본인만의 모토는 무엇인가요?
훈ㅣ 일은 ‘프로’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라고 한다면 프로는 보통 그냥 하고, 아마추어는 이것저것 많이 따져 보는 것 같아요. 저는 프로가 되고 싶고, 그래서 일단 그냥 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아직은 제가 예상하는 것보다 직접 해보기 전까지 알기 어려운 것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프로처럼 일을 하기 위해 감정은 최대한 일에서 배제하려고 합니다.
또 하나 저만의 노하우를 말씀드리자면 부담이 되는 큰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 하는 방법이 있어요. 브랜드 론칭이나 신제품 기획 같은 표현은 사실 듣기만 해도 부담감이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브랜드 판매 행위를 '장사'라고 표현 한다든지, 신제품 기획을 '물건 만들다' 라고 하는 식으로 큰 일이라는 부담감을 줄이고, 일의 행위에만 집중해 실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줄이고 있습니다. 사람의 사고는 행동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래서 복잡한 생각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연인ㅣ 저는 디자이너로서 말씀드리면 일을 하면서 ‘저의 고집을 디자인하지 말자’는 말을 많이 되새기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저만의 색깔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옷이든, 악세사리든 그 브랜드에 맞게 디자인을 해주는 게 정말 잘하는 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어떤 브랜드다’, ‘이건 딱봐도 어디어디브랜드네’라고 사람들에게 인식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결국 제손에서 시작한다면 그 보이지 않는 감이는 게 제품에 녹아든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저의 색깔은 빼고, 원더월을 디자인 해보려고 합니다.
다시 개인적인 부분을 여쭤보려고 합니다. [Team : inverview]의 공통 질문이기도 한데요. 두 분이 생각하시는 5년, 10년 뒤 까지의 커리어 패스는 어떤 것인가요? 두 분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이고, 원더월은 두 분에게 어떤 역할을 하나요?
훈ㅣ 거창한 수식어가 아닌, ‘잘 파는 마케터’가 되고자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마케터의 본질은 시장을 분석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 서비스를 소개하고 판매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다시 그 물건, 서비스를 찾게 만드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최근에 마케터 직무가 효율을 위해 여러 갈래로 쪼개져 마치 하는 일이 다른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마케터는 결국 '잘 파는 사람'이라는 본질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브랜드 마케터, 퍼포먼스 마케터, 콘텐츠 마케터, 디지털 마케터, 오프라인 프로모션 마케터 등등 특정 포지션에서 필요한 기술, 툴 운영 능력, 디자인 감각 등은 결국 모두 잘 팔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콘텐츠를 멋지게 잘 만들어도 팔리지 않으면 시장에서 가치가 없으며, 가치없는 물건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마케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멋지기만한 것'을 만들고 싶으다면 아티스트가 되야겠죠. 하하.
연인/ 저도 여기에 동감합니다. 누구나 스타트업이 겪는 빠르고 다양한업무를 빨리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원더월에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여기에 더해 각자 분야에서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사람이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어떤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그 회사의 색이 본인에게 덧입혀지잖아요. 그래서 자기 분야에서의 전문성이 있다면 그 회사 색깔까지 더욱 다채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하면서 머릿 속에 되새기는 본인만의 모토는 무엇인가요?
훈/ 일은 ‘프로’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라고 한다면 프로는 보통 그냥 하고, 아마추어는 이것저것 많이 따져 보는 것 같아요. 저는 프로가 되고 싶고, 그래서 일단 그냥 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아직은 제가 예상하는 것보다 직접 해보기 전까지 알기 어려운 것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프로처럼 일을 하기 위해 감정은 최대한 일에서 배제하려고 합니다.
또 하나 저만의 노하우를 말씀드리자면 부담이 되는 큰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 하는 방법이 있어요. 브랜드 론칭이나 신제품 기획 같은 표현은 사실 듣기만 해도 부담감이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브랜드 판매 행위를 '장사'라고 표현 한다든지, 신제품 기획을 '물건 만들다' 라고 하는 식으로 큰 일이라는 부담감을 줄이고, 일의 행위에만 집중해 실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줄이고 있습니다. 사람의 사고는 행동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래서 복잡한 생각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연인/ 저는 디자이너로서 말씀드리면 일을 하면서 ‘저의 고집을 디자인하지 말자’는 말을 많이 되새기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저만의 색깔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옷이든, 악세사리든 그 브랜드에 맞게 디자인을 해주는 게 정말 잘하는 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어떤 브랜드다’, ‘이건 딱봐도 어디어디브랜드네’라고 사람들에게 인식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결국 제손에서 시작한다면 그 보이지 않는 감이는 게 제품에 녹아든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저의 색깔은 빼고, 원더월을 디자인 해보려고 합니다.
다시 훈님과 연인님의 개인적인 부분을 여쭤보려고 합니다. [리슨 투 원더월]의 공통 질문이기도 한데요. 두 분이 생각하시는 5년, 10년 뒤 까지의 커리어 패스는 어떤 것인가요? 두 분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이고, 원더월은 두 분에게 어떤 역할을 하나요?
훈/ 거창한 수식어가 아닌, ‘잘 파는 마케터’가 되고자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마케터의 본질은 시장을 분석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 서비스를 소개하고 판매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다시 그 물건, 서비스를 찾게 만드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최근에 마케터 직무가 효율을 위해 여러 갈래로 쪼개져 마치 하는 일이 다른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마케터는 결국 '잘 파는 사람'이라는 본질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브랜드 마케터, 퍼포먼스 마케터, 콘텐츠 마케터, 디지털 마케터, 오프라인 프로모션 마케터 등등 특정 포지션에서 필요한 기술, 툴 운영 능력, 디자인 감각 등은 결국 모두 잘 팔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콘텐츠를 멋지게 잘 만들어도 팔리지 않으면 시장에서 가치가 없으며, 가치없는 물건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마케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멋지기만한 것'을 만들고 싶으다면 아티스트가 되야겠죠. 하하
<보랏빛 소가 온다>의 저자 세스고딘은 유능한 마케터라면 보랏빛 소를 만들어 시선을 사로잡아야하고, 만일 내가 가진 제품이 보랏빛소가 아니라면 그것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숫자를 잘 보거나, 그림을 잘 그리거나, 컴퓨터를 잘하는 것 과는 다른 의미죠. 마케터에게 중요한 건 내 취향이 아니라, 고객이 스스로 취향을 깨우치게 만드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원더월에 입사 후 여러 브랜드를 운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만족스러워요. 여러 고객층, 타겟군을 접하면서 취향을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죠. 주니어 마케터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 중에 하나가 ‘내가 잘 모르는 분야라서 어려워, 하기 싫다’는 것이 있는데 사실 모든 일이 그렇듯 내가 잘 아는 분야라도 파고들면 복잡하고 어렵기 마련이잖아요. 원더월의 커머스팀의 장점은 주니어들에게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이해를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이고, 저 또한 원더월에서 많은 경험을 하면서 마케터로서 시야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연인ㅣ 사실 5, 10년 뒤의 커리어패스에 대해 플랜을 바꾸게 된 시기가 원더월에 올 때였던 것 같아요. 패션 디자이너의 길을 걸으며 언젠간 브랜드를 차려서 ‘내가 좋아하는 옷을 만들고 싶다’라는 꿈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고 지금도 저의 마음속에는 그 꿈에 대한 갈망이 있어요. 패션 디자인 전공자라면 누구나 똑같은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업에서 일을 하면서 꼭 내 이름을 걸고 디자인을 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고도 생각하게 됐고 스타일리스트부터 패션업계에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해보면서 저는 무언가를 새로 만들 계획을 하고 시각적으로 그게 완성이 되었을 때 업무적으로나 저 스스로 만족도가 높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원더월이 패션 회사는 아니었지만 새로운 경험과 저 스스로에 대한 성장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선택하게 됐어요.
현재의 저는 앞으로의 커리어패스를 구체적으로 세우기보다는 한 단어로 표현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나아가고 싶다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작게는 커머스팀의 성장이 가장 눈 앞에 있는 목표이고 크게는 원더월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벌어주는 팀이 되고 싶습니다 하하. 그런 면에서 훈님이 ‘잘 파는 마케터’가 되고 싶다는 얘기에 동감합니다.
원더월은 저에게 더 단단하고 새로운 뿌리가 되고 있고, 저 역시 원더월이 멋진 일들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백업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원더월이 성장하면서 얻은 경험들은 제가 패션회사에만 다녔다면 겪지 못했을 거라 저 스스로에게도 원더월은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연인/ 저도 여기에 동감합니다. 누구나 스타트업이 겪는 빠르고 다양한업무를 빨리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원더월에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여기에 더해 각자 분야에서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사람이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어떤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그 회사의 색이 본인에게 덧입혀지잖아요. 그래서 자기 분야에서의 전문성이 있다면 그 회사 색깔까지 더욱 다채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하면서 머릿 속에 되새기는 본인만의 모토는 무엇인가요?
훈/ 일은 ‘프로’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라고 한다면 프로는 보통 그냥 하고, 아마추어는 이것저것 많이 따져 보는 것 같아요. 저는 프로가 되고 싶고, 그래서 일단 그냥 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아직은 제가 예상하는 것보다 직접 해보기 전까지 알기 어려운 것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프로처럼 일을 하기 위해 감정은 최대한 일에서 배제하려고 합니다.
또 하나 저만의 노하우를 말씀드리자면 부담이 되는 큰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 하는 방법이 있어요. 브랜드 론칭이나 신제품 기획 같은 표현은 사실 듣기만 해도 부담감이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브랜드 판매 행위를 '장사'라고 표현 한다든지, 신제품 기획을 '물건 만들다' 라고 하는 식으로 큰 일이라는 부담감을 줄이고, 일의 행위에만 집중해 실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줄이고 있습니다. 사람의 사고는 행동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래서 복잡한 생각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연인/ 저는 디자이너로서 말씀드리면 일을 하면서 ‘저의 고집을 디자인하지 말자’는 말을 많이 되새기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저만의 색깔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옷이든, 악세사리든 그 브랜드에 맞게 디자인을 해주는 게 정말 잘하는 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어떤 브랜드다’, ‘이건 딱봐도 어디어디브랜드네’라고 사람들에게 인식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결국 제손에서 시작한다면 그 보이지 않는 감이는 게 제품에 녹아든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저의 색깔은 빼고, 원더월을 디자인 해보려고 합니다.
다시 훈님과 연인님의 개인적인 부분을 여쭤보려고 합니다. [리슨 투 원더월]의 공통 질문이기도 한데요. 두 분이 생각하시는 5년, 10년 뒤 까지의 커리어 패스는 어떤 것인가요? 두 분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이고, 원더월은 두 분에게 어떤 역할을 하나요?
훈/ 거창한 수식어가 아닌, ‘잘 파는 마케터’가 되고자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마케터의 본질은 시장을 분석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 서비스를 소개하고 판매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다시 그 물건, 서비스를 찾게 만드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최근에 마케터 직무가 효율을 위해 여러 갈래로 쪼개져 마치 하는 일이 다른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마케터는 결국 '잘 파는 사람'이라는 본질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브랜드 마케터, 퍼포먼스 마케터, 콘텐츠 마케터, 디지털 마케터, 오프라인 프로모션 마케터 등등 특정 포지션에서 필요한 기술, 툴 운영 능력, 디자인 감각 등은 결국 모두 잘 팔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콘텐츠를 멋지게 잘 만들어도 팔리지 않으면 시장에서 가치가 없으며, 가치없는 물건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마케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멋지기만한 것'을 만들고 싶으다면 아티스트가 되야겠죠. 하하
원더월은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다양한 커머스 사업도 전개하고 있는데요.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브랜드를 만들기도 하고, 원더월 만의 철학을 담은 '원더월 에디션'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온라인 콘텐츠로 시작한 원더월이 실물 상품으로, 또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비자와 만나는 창구가 바로 커머스라고 할 수 있는데요.
커머스팀은 어떻게 원더월을 만들어가고 있을까요? 마케팅과 디자인 팀장을 맡고 계신 이훈, 최연인님을 모셨습니다.
커머스 팀장 이훈 님
원더월은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넘쳐나는 브랜드예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놀이'라는 본능을 만족시켜주고
보이지 않는 환상을 파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커머스 디자인실장 최연인 님
‘저의 고집을 디자인하지 말자’는 말을 많이 되새기고 있어요.
저만의 색깔보다는 브랜드에 맞게
디자인을 해주는 게 정말 잘하는 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반갑습니다, 두 분! 드디어 커머스 팀을 만나뵙게 됐네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훈ㅣ 원더월 커머스팀에서 마케팅 파트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현재 원더월 에디션, 세이투셰, 마벨, 세이노모어 4개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마케팅 전반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각 브랜드마다 담당자가 있고 저는 브랜드, 퍼포먼스, 콘텐츠 등을 제작하고 발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연인ㅣ 저는 커머스팀에서 디자인과 생산 부문에서 팀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연인님은 처음 뵐 때부터 패션 감각이 남다르셔서 이분이 패션 디자이너시구나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하하. 두 분 원더월에는 어떻게 입사하게 되셨나요?
훈ㅣ저는 이전에 소개팅과 심리상담을 하는 앱 서비스 분야에서 커리어를 시작해서 화장품 회사를 거쳐 원더월에 오게 됐습니다. 의류나 화장품 업계는 어떻게 보면 ‘환상을 판다’고들 하잖아요. 기능적인 부분보다는 어떻게 만드냐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상상하게끔 만드는 업계라는 점에서 여기에 몸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원더월 면접 과정에서 의류 브랜드를 키울 거라는 비전을 듣고 좋아하는 분야를 처음부터 만들어가는 성취감과 재미가 있을 것 같아 오게 됐습니다. 사실 규모가 있는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도 분명 있지만, 그곳에서는 톱니바퀴가 이미 갖추진 다음에 제가 들어가는 거라 만들어가는 재미는 덜할 것 같았어요. 물론 처음 와서는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지금은 체계도 많이 잡혀가고 있고 보람을 느낍니다.
연인ㅣ 저는 저희 팀에 있는 하늘님과 유학 시절부터 알던 사이라 하늘님 추천으로 원더월 면접을 보게 됐어요. 사실 저는 그 전까지 패션 회사에만 있어서 원더월은 상당히 생소한 회사였는데 하늘님이 이 회사를 추천했다는 게 주요하게 작용했고, 저도 찾아보니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게 됐어요.
원더월에 오시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훈님은 커머스 마케팅, 연인님은 패션 디자이너 직군이시라 그 시작도 다를 것 같습니다.
훈ㅣ특이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학생 때는 축구를 하다가 행정학을 전공했어요. 당시에는 법행정에 관심이 있어서 선택했는데 좀 재미가 없더라고요. 하하 그러다 제대 후에 영암 F1 경기 마케팅 직무를 인턴으로 처음 경험하게 됐어요. 그렇게 시작해 이벤트, 프로모션 회사를 거치고 소개팅 어플리케이션 마케팅도 해보면서 고생도 많이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다방면에 경험을 쌓을 수 있었어요. 구체적으로는 소개팅 어플 회사에 다녔을 때 사수님이 퍼포먼스 마케팅을 처음 가르쳐 주셨고 그게 지금의 제 커리어의 중심이 됐습니다.
원더월 웹페이지 내 '스토어' 서비스의 주요 카테고리
그럼 저희 원더월은 현재 웹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잖아요. 훈님은 어플리케이션을 채널로 해서 마케팅을 해오셨는데 차이점은 없으셨나요?
훈ㅣ기술적으로 앱과 웹은 당연히 많이 다르겠지만 마케팅 전반적으로는 크게 차이가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고객이 원하는 관심사를 캐치해야 한다는 점, 어떤 멘트와 어떤 메시지로 고객에게 다가갈지 고민하는 부분도 비슷하죠. 다만 앱 서비스는 허들이 높은 반면 웹 서비스는 락인을 시키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어요. 특히 의류 브랜드 같은 경우 패션 버티컬 플랫폼들도 많이 생겼지만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들어오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세웠죠.
어떤 채널로 고객을 접하는 지, 어떤 재료를 담는지는 다르지만 고객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목표는 역시 동일한 셈이네요. 연인님은 어떻게 오게 되셨어요?
연인ㅣ 어릴 때부터 옷에 관심이 많아서 의류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했어요. 초반에는부모님 반대도 있었지만 미국 미술학교와 이탈리아에서 패션을 전공하면서 꿈을 현실화했어요. 패션 공부를 하는 건 좋았지만 당시에 이탈리아에서 살던 방이 수도가 고장이 나거나 생활에 불편한 점이 많아서 귀국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극적이게도 마침 한국에서 일하고 싶던 브랜드에 합격 통보를 받았죠. 큰 브랜드는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이었어요. 업무 강도는 상당했지만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디자이너로 일할 수 있는 뿌듯한 경험이었습니다.
연인 님의 이탈리아 유학 시절 졸업 패션쇼 당시 사진
이후에 독특하게도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로 패션 대기업에서 오퍼를 받았어요. 제 브랜드를 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지만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고, 큰 조직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직을 했습니다. 혹독하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선배 분들 덕에 체계적으로 일하는 법을 배울 수 있던 기회였죠. 6개월 정도 있었지만 연차가 높으신 업계 전문가분들이 가르침을 주셨고, 제가 경력은 많지 않아도 감이 있다고 인정해주시고, 셔츠, 데님류 등을 단독으로 맡아서 디자인할 수 있게 해주셔서 귀중한 경험을 많이 했어요. 휴일 없이 밤낮으로 일하면서 살도 10키로가 빠졌지만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기꺼이 가서 배우고 싶어요. 그 뒤에 하늘님의 제안을 계기로 원더월을 오게 됐고, 이렇게 브랜드를 총괄해서 운영한 경험들이 이 곳에서 빛을 발했죠.
원더월은 아티스트와의 협업이나 원더월만의 컨셉을 담은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일반 패션 브랜드와는 확연히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연인ㅣ 아무래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잡는 게 어려웠어요. 다른 아티스트 협업 브랜드들은 명확한 컨셉이 있지만, 원더월의 PB 상품인 ‘원더월 에디션’은 편안하게 입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디자인했어요. 특정한 컨셉을 섣불리 설정하기 보다 고객들이 일상에서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마음을 담았죠. 개인적으로는 잘 팔리는 옷을 만들고 싶어서 그렇게 디자인을 했다고 할 수도 있어요. 하하. 이후로 커머스팀의 비즈니스 목표에 맞게 디자이너 브랜드보다는 좀더 상업적으로 입고 싶은 예쁜 브랜드로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췄어요.
원더월 에디션 H/S 컬렉션 화보
훈ㅣ 아무래도 패션 디자이너 분들은 일반인하고 생각이 다른 측면이 있어요. 디테일하고 유니크한 방향으로 표현을 하려고 노력하는데, 저희도 아티스트 협업 브랜드에서는 그런 점들을 살렸어요. 그런데 이렇게 하면 브랜드 컨셉은 명확한 반면 대중적이기에는 한계가 있죠. 그래서 원더월 에디션은 좀더 대중적으로 친근하게 다가가도록 자연스럽게 방향이 정해졌다고 할 수 있어요.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일반적으로는 브랜딩 마케팅을 먼저 하고 판매 전략을 세우지만, 저희는 마케터가 판매 채널이 하는 일들을 같이 하고 있어요. 그만큼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일하면 패션 디자이너 분들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어서 트러블이 생기곤 하는데, 저희 디자인 팀은 제가 협업했던 디자이너분들 모두와 비교해봐도 가장 유연한 편이에요. 이렇게 손발을 잘 맞춰 주시니까 마케터 입장에서도 일하기가 훨씬 수월하죠. 어느 회사나 시작점이 있고 그 시작을 딱딱하게 틀에 맞추려고만 한다면 금방 무너질 수 있는데 저희는 시장 흐름에 맞춰서 잘 대응하고 있어서 잘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더월은 온라인을 통해 주로 MD를 판매해 왔는데 오프라인 접점도 늘려 나가고 있습니다. 판교 현대백화점에도 매장을 운영 중이고, 아티스트 콜라보 브랜드에서도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던데…
연인ㅣ 초반에는 에디션 제품만 비치하려고 했는데 현대백화점 매장을 보다 보니 가짓수가 늘어나야겠더라고요. 백화점은 쇼룸 같은 공간이 아니라 일정 이상의 매출이 뒷받침 되어야하는 곳이기 때문이죠. 저희가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작했지만 오프라인 소비자 접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에디션 제품뿐 아니라 아티스트 협업 브랜드 제품도 선보이고 있고, 점차 아트랩 사업팀에서 제작하는 상품들도 늘려가면서 원더월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상품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키워가고 싶어요.
현대백화점 판교점 원더월 매장에서 제품을 진열 중인 모습(좌)과 아티스트 방문으로 북적이는 매장(우)
콘텐츠는 무형의 가치이지만 이걸 유형화 하는 게 커머스팀의 과제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원더월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상품으로 구현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어떠세요?
훈ㅣ 맞아요. 말씀해주신 부분이 사실 제가 원하는 지향점이기도 해요. 이제까지 원더월 에디션이 대중에게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패션 제품을 선보이는 방향으로 왔다면, 이제는 원더월만의 색을 살려보는 쪽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원더월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하고 그만큼 브랜드가 잘 잡혀져 있는 것이 저희 '아트 클래스' 잖아요. 아트클래스를 선보인 아티스트가 원더월 스토어에서 관련 제품을 활발하게 함께 선보이면 원더월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분명해지고 서비스 간 시너지 효과도 있을 것 같아요. 이전 사례로 얘기하자면 김재중 씨의 목공 클래스와 키트, 프릳츠 커피 클래스와 함께 선보인 원더월 블렌드 커피 패키지와 같은 거죠. 미술관을 보면 동선 맨 끝에 굿즈샵이 있잖아요. 전시의 감동을 그대로 이어서 구매까지 이어지는 거죠. 저희도 아트클래스를 듣고서 관련 MD를 바로 접할 수 있게 상품군을 늘리면 구독자 분들 입장에서도 더 가치 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AKMU 이찬혁 씨와 함께한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브랜드 '세이투셰' 인터뷰 스틸컷
앞으로 커머스팀은 원더월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세요?
훈ㅣ 아시다시피 저희 원더월은 의류 제품군에서 아티스트와 함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에디션도 잘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커머스에 걸맞게 사업 규모를 키워가려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클래스와 관련된 품목들을 늘려가야 하고, 그렇게 브랜드가 늘어나면 협업하는 아티스트도 많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 많은 패션 버티컬 플랫폼들이 있지만 ‘아티스트 협업 제품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성장시킨다면 분명 강점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원더월에는 연예인과 같이 한 건 다 있대”라고 포지셔닝 하는 거죠.
원더월은 거의 전 직군에 걸쳐 활발하게 채용을 진행 중인데요. 두 분이 생각하시는 원더월에 어울리는 사람은? 원더월에 입사하고 싶은 분들에게 팁을 주자면?
훈ㅣ 원더월은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넘쳐나는 브랜드예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놀이'라는 본능을 만족시켜주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특별히 보이지 않는 환상을 파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인간은 노는 것에 온 힘을 쏟았다는 말이 있잖아요. 1000년의 역사가 있는 축제들이 그렇고, 콜로세움이 이를 증명하고, 또 인류의 시작부터 함께 했던 음악이 그렇습니다. 때문에 피씨방, 호프집, 놀이동산, 클럽, 스포츠경기장, 캠핑 등 이른바 '잘 놀기' 위해 제공되는 서비스들은 성공을 거둬왔습니다. 그래서 원더월 역시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또 그렇기 때문에 원더월에는 우선 '잘 놀아본', '잘 노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여러 분야 중 하나라도 잘 놀아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람들이 페스티벌, 음악, 예술을 대할 때 어떤 페인 포인트(pain-point)가 있는지, 특정 분야에 입문할 때 어떤 트리거(trigger)가 있었는지, 또 어떤 문화적인 이해가 있는지를 빠르게 파악하고 발전시키면 개선해갈 수 있거든요.
둘째로는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인 만큼 구성원 역시 성장에 대한 열망이 커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시다시피 원더월은 정말 변화가 빠릅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달라지고, 이벤트도 생기고, 규모 있는 공연도 선보이고, 브랜드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규모가 커지기도 하고 사업이 합쳐지기도, 나눠지기도 합니다. 회사가 빠르게 달리고 있는데 한 자리에 안주하고 만족하고자 한다면 원더월과는 맞지 않는 사람이겠죠. 놀이문화를 선도할 사람들, 변화하는 환경에서 성장하는 데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원더월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연인ㅣ 저도 여기에 동감합니다. 누구나 스타트업이 겪는 빠르고 다양한업무를 빨리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원더월에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여기에 더해 각자 분야에서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사람이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어떤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그 회사의 색이 본인에게 덧입혀지잖아요. 그래서 자기 분야에서의 전문성이 있다면 그 회사 색깔까지 더욱 다채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하면서 머릿 속에 되새기는 본인만의 모토는 무엇인가요?
훈ㅣ 일은 ‘프로’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라고 한다면 프로는 보통 그냥 하고, 아마추어는 이것저것 많이 따져 보는 것 같아요. 저는 프로가 되고 싶고, 그래서 일단 그냥 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아직은 제가 예상하는 것보다 직접 해보기 전까지 알기 어려운 것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프로처럼 일을 하기 위해 감정은 최대한 일에서 배제하려고 합니다.
또 하나 저만의 노하우를 말씀드리자면 부담이 되는 큰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 하는 방법이 있어요. 브랜드 론칭이나 신제품 기획 같은 표현은 사실 듣기만 해도 부담감이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브랜드 판매 행위를 '장사'라고 표현 한다든지, 신제품 기획을 '물건 만들다' 라고 하는 식으로 큰 일이라는 부담감을 줄이고, 일의 행위에만 집중해 실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줄이고 있습니다. 사람의 사고는 행동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래서 복잡한 생각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연인ㅣ 저는 디자이너로서 말씀드리면 일을 하면서 ‘저의 고집을 디자인하지 말자’는 말을 많이 되새기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저만의 색깔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옷이든, 악세사리든 그 브랜드에 맞게 디자인을 해주는 게 정말 잘하는 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어떤 브랜드다’, ‘이건 딱봐도 어디어디브랜드네’라고 사람들에게 인식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결국 제손에서 시작한다면 그 보이지 않는 감이는 게 제품에 녹아든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저의 색깔은 빼고, 원더월을 디자인 해보려고 합니다.
다시 개인적인 부분을 여쭤보려고 합니다. [Team : inverview]의 공통 질문이기도 한데요. 두 분이 생각하시는 5년, 10년 뒤 까지의 커리어 패스는 어떤 것인가요? 두 분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이고, 원더월은 두 분에게 어떤 역할을 하나요?
훈ㅣ 거창한 수식어가 아닌, ‘잘 파는 마케터’가 되고자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마케터의 본질은 시장을 분석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 서비스를 소개하고 판매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다시 그 물건, 서비스를 찾게 만드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최근에 마케터 직무가 효율을 위해 여러 갈래로 쪼개져 마치 하는 일이 다른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마케터는 결국 '잘 파는 사람'이라는 본질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브랜드 마케터, 퍼포먼스 마케터, 콘텐츠 마케터, 디지털 마케터, 오프라인 프로모션 마케터 등등 특정 포지션에서 필요한 기술, 툴 운영 능력, 디자인 감각 등은 결국 모두 잘 팔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콘텐츠를 멋지게 잘 만들어도 팔리지 않으면 시장에서 가치가 없으며, 가치없는 물건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마케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멋지기만한 것'을 만들고 싶으다면 아티스트가 되야겠죠. 하하.
연인/ 저도 여기에 동감합니다. 누구나 스타트업이 겪는 빠르고 다양한업무를 빨리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원더월에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여기에 더해 각자 분야에서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사람이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어떤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그 회사의 색이 본인에게 덧입혀지잖아요. 그래서 자기 분야에서의 전문성이 있다면 그 회사 색깔까지 더욱 다채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하면서 머릿 속에 되새기는 본인만의 모토는 무엇인가요?
훈/ 일은 ‘프로’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라고 한다면 프로는 보통 그냥 하고, 아마추어는 이것저것 많이 따져 보는 것 같아요. 저는 프로가 되고 싶고, 그래서 일단 그냥 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아직은 제가 예상하는 것보다 직접 해보기 전까지 알기 어려운 것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프로처럼 일을 하기 위해 감정은 최대한 일에서 배제하려고 합니다.
또 하나 저만의 노하우를 말씀드리자면 부담이 되는 큰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 하는 방법이 있어요. 브랜드 론칭이나 신제품 기획 같은 표현은 사실 듣기만 해도 부담감이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브랜드 판매 행위를 '장사'라고 표현 한다든지, 신제품 기획을 '물건 만들다' 라고 하는 식으로 큰 일이라는 부담감을 줄이고, 일의 행위에만 집중해 실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줄이고 있습니다. 사람의 사고는 행동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래서 복잡한 생각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연인/ 저는 디자이너로서 말씀드리면 일을 하면서 ‘저의 고집을 디자인하지 말자’는 말을 많이 되새기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저만의 색깔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옷이든, 악세사리든 그 브랜드에 맞게 디자인을 해주는 게 정말 잘하는 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어떤 브랜드다’, ‘이건 딱봐도 어디어디브랜드네’라고 사람들에게 인식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결국 제손에서 시작한다면 그 보이지 않는 감이는 게 제품에 녹아든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저의 색깔은 빼고, 원더월을 디자인 해보려고 합니다.
다시 훈님과 연인님의 개인적인 부분을 여쭤보려고 합니다. [리슨 투 원더월]의 공통 질문이기도 한데요. 두 분이 생각하시는 5년, 10년 뒤 까지의 커리어 패스는 어떤 것인가요? 두 분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이고, 원더월은 두 분에게 어떤 역할을 하나요?
훈/ 거창한 수식어가 아닌, ‘잘 파는 마케터’가 되고자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마케터의 본질은 시장을 분석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 서비스를 소개하고 판매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다시 그 물건, 서비스를 찾게 만드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최근에 마케터 직무가 효율을 위해 여러 갈래로 쪼개져 마치 하는 일이 다른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마케터는 결국 '잘 파는 사람'이라는 본질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브랜드 마케터, 퍼포먼스 마케터, 콘텐츠 마케터, 디지털 마케터, 오프라인 프로모션 마케터 등등 특정 포지션에서 필요한 기술, 툴 운영 능력, 디자인 감각 등은 결국 모두 잘 팔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콘텐츠를 멋지게 잘 만들어도 팔리지 않으면 시장에서 가치가 없으며, 가치없는 물건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마케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멋지기만한 것'을 만들고 싶으다면 아티스트가 되야겠죠. 하하
<보랏빛 소가 온다>의 저자 세스고딘은 유능한 마케터라면 보랏빛 소를 만들어 시선을 사로잡아야하고, 만일 내가 가진 제품이 보랏빛소가 아니라면 그것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숫자를 잘 보거나, 그림을 잘 그리거나, 컴퓨터를 잘하는 것 과는 다른 의미죠. 마케터에게 중요한 건 내 취향이 아니라, 고객이 스스로 취향을 깨우치게 만드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원더월에 입사 후 여러 브랜드를 운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만족스러워요. 여러 고객층, 타겟군을 접하면서 취향을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죠. 주니어 마케터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 중에 하나가 ‘내가 잘 모르는 분야라서 어려워, 하기 싫다’는 것이 있는데 사실 모든 일이 그렇듯 내가 잘 아는 분야라도 파고들면 복잡하고 어렵기 마련이잖아요. 원더월의 커머스팀의 장점은 주니어들에게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이해를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이고, 저 또한 원더월에서 많은 경험을 하면서 마케터로서 시야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연인ㅣ 사실 5, 10년 뒤의 커리어패스에 대해 플랜을 바꾸게 된 시기가 원더월에 올 때였던 것 같아요. 패션 디자이너의 길을 걸으며 언젠간 브랜드를 차려서 ‘내가 좋아하는 옷을 만들고 싶다’라는 꿈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고 지금도 저의 마음속에는 그 꿈에 대한 갈망이 있어요. 패션 디자인 전공자라면 누구나 똑같은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업에서 일을 하면서 꼭 내 이름을 걸고 디자인을 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고도 생각하게 됐고 스타일리스트부터 패션업계에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해보면서 저는 무언가를 새로 만들 계획을 하고 시각적으로 그게 완성이 되었을 때 업무적으로나 저 스스로 만족도가 높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원더월이 패션 회사는 아니었지만 새로운 경험과 저 스스로에 대한 성장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선택하게 됐어요.
현재의 저는 앞으로의 커리어패스를 구체적으로 세우기보다는 한 단어로 표현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나아가고 싶다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작게는 커머스팀의 성장이 가장 눈 앞에 있는 목표이고 크게는 원더월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벌어주는 팀이 되고 싶습니다 하하. 그런 면에서 훈님이 ‘잘 파는 마케터’가 되고 싶다는 얘기에 동감합니다.
원더월은 저에게 더 단단하고 새로운 뿌리가 되고 있고, 저 역시 원더월이 멋진 일들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백업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원더월이 성장하면서 얻은 경험들은 제가 패션회사에만 다녔다면 겪지 못했을 거라 저 스스로에게도 원더월은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연인/ 저도 여기에 동감합니다. 누구나 스타트업이 겪는 빠르고 다양한업무를 빨리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원더월에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여기에 더해 각자 분야에서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사람이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어떤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그 회사의 색이 본인에게 덧입혀지잖아요. 그래서 자기 분야에서의 전문성이 있다면 그 회사 색깔까지 더욱 다채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하면서 머릿 속에 되새기는 본인만의 모토는 무엇인가요?
훈/ 일은 ‘프로’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라고 한다면 프로는 보통 그냥 하고, 아마추어는 이것저것 많이 따져 보는 것 같아요. 저는 프로가 되고 싶고, 그래서 일단 그냥 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아직은 제가 예상하는 것보다 직접 해보기 전까지 알기 어려운 것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프로처럼 일을 하기 위해 감정은 최대한 일에서 배제하려고 합니다.
또 하나 저만의 노하우를 말씀드리자면 부담이 되는 큰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 하는 방법이 있어요. 브랜드 론칭이나 신제품 기획 같은 표현은 사실 듣기만 해도 부담감이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브랜드 판매 행위를 '장사'라고 표현 한다든지, 신제품 기획을 '물건 만들다' 라고 하는 식으로 큰 일이라는 부담감을 줄이고, 일의 행위에만 집중해 실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줄이고 있습니다. 사람의 사고는 행동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래서 복잡한 생각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연인/ 저는 디자이너로서 말씀드리면 일을 하면서 ‘저의 고집을 디자인하지 말자’는 말을 많이 되새기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저만의 색깔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옷이든, 악세사리든 그 브랜드에 맞게 디자인을 해주는 게 정말 잘하는 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어떤 브랜드다’, ‘이건 딱봐도 어디어디브랜드네’라고 사람들에게 인식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결국 제손에서 시작한다면 그 보이지 않는 감이는 게 제품에 녹아든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저의 색깔은 빼고, 원더월을 디자인 해보려고 합니다.
다시 훈님과 연인님의 개인적인 부분을 여쭤보려고 합니다. [리슨 투 원더월]의 공통 질문이기도 한데요. 두 분이 생각하시는 5년, 10년 뒤 까지의 커리어 패스는 어떤 것인가요? 두 분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이고, 원더월은 두 분에게 어떤 역할을 하나요?
훈/ 거창한 수식어가 아닌, ‘잘 파는 마케터’가 되고자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마케터의 본질은 시장을 분석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 서비스를 소개하고 판매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다시 그 물건, 서비스를 찾게 만드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최근에 마케터 직무가 효율을 위해 여러 갈래로 쪼개져 마치 하는 일이 다른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마케터는 결국 '잘 파는 사람'이라는 본질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브랜드 마케터, 퍼포먼스 마케터, 콘텐츠 마케터, 디지털 마케터, 오프라인 프로모션 마케터 등등 특정 포지션에서 필요한 기술, 툴 운영 능력, 디자인 감각 등은 결국 모두 잘 팔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콘텐츠를 멋지게 잘 만들어도 팔리지 않으면 시장에서 가치가 없으며, 가치없는 물건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마케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멋지기만한 것'을 만들고 싶으다면 아티스트가 되야겠죠. 하하